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 주거를 '생활 시스템'으로 다시 쓰다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이 4월 20~26일 열려 주거를 통합 생활 시스템으로 재정의했다. 1,900여 전시업체와 50만 방문객이 모인 가운데 과정 중심의 몰입형 설치와 순환경제 기반 프로젝트가 흐름을 주도했다.

살로네 델 모빌레 2026 전시업체
MDW 2026 방문객
밀라노 디자인위크(MDW) 2026이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 전역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주거를 개별 제품이 아닌 '통합 생활 시스템'으로 재정의하며, 완성품보다 변화와 생성의 과정 자체에 주목했다.
과정을 조명한 두 개의 화두
MDW를 지탱하는 두 축은 각기 다른 질문을 던졌다. 시내 전역에서 펼쳐진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는 '비 더 프로젝트(Be the Project)'를 주제로, 완성된 결과보다 변화와 생성의 과정에 집중했다. 본 박람회인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는 '어 매터 오브 살로네(A Matter of Salone)' 아래 소재와 물질성 탐구를 중심에 두었다.
규모도 흐름을 뒷받침했다. 살로네 델 모빌레 2026에는 32개국 1,900여 개 전시업체가 참여했고, 도시 전역 행사는 1,850건을 넘어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방문객은 50만 명을 웃돌았다. 공식 프로젝트의 47%가 순환경제에 기반해, 지속가능성이 수사가 아닌 실행 기준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줬다.
설치를 넘어 몰입형 서사로
올해 전시는 오브제 진열을 넘어 서사와 공간을 결합한 참여형 환경으로 진화했다. 460㎡ 규모 설치에 8개의 가정 내 환경을 담아낸 사례처럼, 주거의 장면을 통째로 옮겨온 몰입형 구성이 주류를 이뤘다. 인플레이터블 가구, 초현실적 조명, 다감각 체험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주거 공간의 재해석도 뚜렷했다. 주방은 사회적 생활공간, 즉 거실화된 중심으로 이동했고, 욕실은 감각과 웰니스를 담는 경험 공간으로 확장됐다. 대형 쿠션형 좌석과 패딩 처리된 아웃도어 형태는 휴식과 피난처의 감각을 전했다. 곡선과 소프트 톤, 천연 텍스처, 무광·라커 마감, 내장 수납이 확산되며 '조용한 고급감'이 하나의 언어가 됐다.
빛을 인프라로 다룬 창작자들
디자인계는 설치 자체보다 브랜드 활성화와 경험 설계가 주도 형식이 됐다고 진단했다. "2026년 밀라노에서는 설치 자체보다 브랜드 활성화가 주도 형식이 됐으며, 산업 전반이 경험 설계와 메시지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평론가 다나 토미치 휴즈(Dana Tomić Hughes)는 밝혔다.
빛의 위상도 달라졌다.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의 데이비드 알하데프(David Alhadeff)는 "빛은 제품이 아니라 인프라처럼 다뤄졌고, 주거 공간의 핵심은 오브제보다 환경·분위기·지각 경험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박람회 방향성도 이 흐름과 맞닿았다. "2026년 전략은 산업의 초점을 소재와 제작의 본질로 되돌리고, 더 연결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포용적인 박람회를 지향한다"고 마리아 포로(Maria Porro) 살로네 델 모빌레 회장은 말했다.
규제와 순환이 가른 진짜 프로젝트
밀라노시는 2024년부터 비승인 행사와 공공공간 남용을 규제해 전시의 질과 공공성을 압박해 왔다. 올해 시 승인 모집에는 293개 제안이 접수돼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무분별한 팝업보다 큐레이션된 프로젝트가 선호되는 흐름이 자리 잡았다.
주거의 미래는 AI·IoT·에너지·수자원 관리가 결합된 생활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연 소재와 하이브리드 공간, 보이지 않는 기술이 미래형 주방과 웰니스 욕실로 구체화됐다. 전시는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수주와 협업을 여는 투자로, 검증 가능한 재료·공법·운영모델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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