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CM 해체감리 우선 지정’ 입법예고 종료… 국토부, 강행 대신 ‘의견 수렴’ 유보로 선회

김편집 기자

출처: www.edaily.co.kr

국토교통부가 대규모 개발사업의 행정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해체공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건설사업관리자(CM)의 해체공사감리 참여를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자, 건축사 업계가 ‘감리 독립성 약화’를 이유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건축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사업구역 내 수십 개 건축물 철거 시 해체 허가신청을 일괄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200억 원 이상의 공공공사에 대해 기존 건설사업관리자(CM)를 해체공사감리자로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합 관리를 수행하는 CM이 해체공사까지 동일 체계 내에서 감리하도록 하는 것이 일정 관리와 행정 절차 측면에서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축사 업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이번 개정안이 건축물 안전의 최후 보루인 ‘감리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감리는 시공사나 사업관리 조직을 제3자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견제해야 하는 독립적 영역이다. 하지만 공사 일정과 사업비 관리가 최우선인 CM 주체에게 감리 자격까지 쥐여주게 되면, 사실상 ‘본인이 관리하고 본인이 감독하는’ 모순적 구조가 되어 안전 감시 기능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번 제도 개편이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해체공사 상주감리는 개인 및 중소 건축사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반면 CM 시장은 대형사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감리 물량마저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쏠릴 것이 자명하다. 특히 이번 조치가 향후 민간 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한건축사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세종청사 앞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특히 이번 사안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한건축학회와 한국건축가협회 등 범건축계 단체들까지 일제히 공동 반대 성명서를 제출하며 강력한 반대 전선을 구축했다.

한편, 범건축계의 유례없는 반발에 직면한 국토교통부는 입법예고 종료 직후 곧바로 개정을 강행하지 않고 업계 의견을 추가 검토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양측은 오는 6월 추가 논의 테이블을 갖고 해체감리의 독립성 확보와 실무적 보완책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조회 30

김편집 기자

Archifi.kr 취재팀 · contact@archifi.kr

댓글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