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간 리포트] 지중해의 빛과 도쿄의 질서가 만난 ‘공간적 공생’의 실험: 소르넬스 21

발렌시아 루자파 지역에 위치한 소르넬스 21은 건축 스튜디오 팔로마 바우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T.O.T가 공동 작업한 170㎡ 규모의 공유 작업공간이다. 도쿄의 세라믹 타일 거리, 이자카야, 온센을 재해석한 독특한 공간 구성이 특징이다.

김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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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yellowtrace.com.au

[글로벌 공간 리포트] 지중해의 빛과 도쿄의 질서가 만난 ‘공간적 공생’의 실험: 소르넬스 21
사진=Unsplash ※자료사진

스페인 발렌시아의 지중해적 활기와 일본 도쿄의 정적인 일상 미학이 만나 탄생한 공유 오피스 ‘소르넬스 21(Sornells 21)’이 건축 및 디자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0㎡의 평범한 상업 유닛을 창의적 전문가들을 위한 커뮤니티 거점으로 탈바꿈시킨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 ‘공간 큐레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지리적 맥락: 발렌시아 루사파 지구, 도시 재생의 중심에서

본 프로젝트가 위치한 스페인 발렌시아(Valencia)는 2022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될 만큼 독보적인 건축적 자산을 보유한 도시다. 그중에서도 루사파(Ruzafa) 지구는 낡은 가공 공장과 주거 조직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갤러리로 변모하며 전 세계적인 도시 재생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 역동적인 도시의 골목에 위치한 ‘소르넬스 21’은 도쿄라는 정교한 필터를 투과해 지중해의 물성을 재해석했다.

■ 컨셉의 배경: 왜 ‘일본의 일상’을 소환했는가

건축가 팔로마 바우(Paloma Bau)와 디자이너 아우시아스 페레스가 이끄는 T.O.T가 도쿄의 일상을 테마로 삼은 것은 단순한 심미적 취향을 넘어선 건축적 전략이다. 좁은 공간을 극도로 효율적이면서도 우아하게 풀어내는 일본 특유의 미학(Japonisme)은 현대 오피스가 요구하는 ‘고도의 가변성’을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였기 때문이다.

  • 정밀함의 미학: 팔로마 바우의 기하학적 정밀함은 도쿄의 질서 정연한 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 기능의 가변성: ‘이자카야’의 소통 구조와 ‘온센’의 정화 이미지는 업무와 휴식, 사교의 경계를 유연하게 허무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다.

■ 공간 시퀀스: 도쿄의 세 가지 서사가 흐르는 오피스

1. 타일로 직조된 거리 (The Tiled Street) 진입부는 화이트 10×10 자기질 타일로 마감되어 도쿄 도심의 전형적인 가로 경관을 연상시킨다. 이는 외부 보행로가 실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인-비트윈(in-between)’ 공간을 형성하며, 천장의 대형 거울을 통해 시각적 서사를 수직으로 증폭시킨다.

2. 이자카야의 변주와 7.2m의 캔틸레버 (The Izakaya) U자형 평면의 중심에는 7.2m 길이의 블랙 산 빈센테(San Vicente) 석재 테이블이 위치한다. 육중한 화이트 블록이 지지하는 이 캔틸레버 테이블은 코워킹 데스크에서 테이스팅 바까지 벽체 이동 없이 기능을 전환한다. 상부에는 일본 선술집 입구의 ‘노렌(Noren)’에서 영감을 받은 맞춤형 조명이 수평적 리듬을 더하며 공간의 온도를 조절한다.

3. 감각의 전환, 온센 미팅룸 (The Onsen) 주방 패널 뒤에 숨겨진 계단을 통해 진입하는 미팅룸은 가장 연극적인 공간이다. 핑크 타일과 클라인 블루 금속재, 샤워기 헤드 모양의 조명은 차분한 업무 공간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마치 도심 속 온천에서 휴식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는 물리적 단절 없이도 완벽한 심리적 환기를 이끌어내는 고도의 설계 기법이다.

■ 시사점: 물성과 서사의 완벽한 결합

바닥은 라이트 마이크로시멘트로 일체화하여 연속성을 확보했고, 천장은 셀룰로오스 뿜칠로 흡음 성능을 높이되 노출된 설비 라인을 통해 구조적 솔직함을 유지했다. 모든 맞춤 가구는 발렌시아 지역 장인 집단인 레브렐 퍼니처가 제작하여 현지의 제작 기술과 도쿄의 영감을 완벽하게 결합해냈다.

결론적으로 ‘소르넬스 21’은 건축적 정밀함과 문화적 서사가 결합했을 때, 한정된 면적이 얼마나 깊은 층위의 공간 서사를 담아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작이다. 지중해의 햇살 아래 흐르는 도쿄의 질서는 미래 리모델링 시장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공간 큐레이션’의 정점을 보여준다.

원문: Yellowt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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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편집 기자

Archifi.kr 취재팀 · contact@archif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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